마음에 들어 산 치마인데 몇 달 지나니 허리가 끼는 일은 흔해요. 허리 단추가 안 잠기거나 앉으면 배를 조이는 정도라면 수선집에 맡기지 않고 집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요. 다만 어떤 방법이 통하는지는 치마의 소재, 허리 구조, 늘려야 하는 길이에 따라 완전히 달라요.
이 글에서는 수선을 시작하기 전에 확인할 점, 시접을 풀어서 늘리는 방법, 후크와 단추 위치를 옮기는 방법, 고무줄 밴드를 추가하는 방법, 옆선에 천을 덧대는 방법, 임시로 버티는 방법을 차례로 설명해요.
수선 전에 먼저 확인할 세 가지
첫째, 얼마나 늘려야 하는지부터 재요. 지금 입은 상태에서 허리 단추를 채우려면 부족한 길이가 몇 cm인지를 줄자로 재면 돼요. 1~2cm 정도면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되지만, 5cm가 넘으면 구조를 바꿔야 해서 방법이 달라져요.
둘째, 치마 소재예요. 면과 폴리에스터 혼방처럼 원단이 단단한 소재는 시접을 풀어도 늘어나는 폭이 정해져 있고, 스판이 들어간 소재는 어느 정도 여유를 만들 수 있어요. 울이나 가죽처럼 구멍이 남는 소재는 실을 뜯은 자국이 그대로 남을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해요.
셋째, 허리 구조예요. 허리 안쪽에 심지를 넣은 밴드 형태인지, 고무줄이 들어간 형태인지, 옆에 지퍼가 달린 형태인지에 따라 늘리는 방법이 달라요. 안감이 달려 있으면 안감의 허리 둘레도 함께 손봐야 해요.
방법 1, 시접 풀어서 늘리기
치마 옆선이나 뒤 중심선에 넉넉한 시접이 남아 있다면 가장 깔끔한 방법이에요. 시접은 원단을 재봉할 때 안쪽으로 접혀 들어가는 여유분인데, 치마에 따라 1~2cm씩 남겨 두는 경우가 있어요. 이 시접을 풀어서 봉제선을 바깥쪽으로 옮기면 허리 둘레가 늘어나요.
- 재단면 확인: 옆선을 뒤집어서 시접이 몇 cm 남았는지 봐요. 시접이 1cm도 안 남았다면 이 방법은 어려워요.
- 솔기 뜯기: 실뜯개로 옆선의 재봉선을 조심스럽게 뜯어요. 허리 쪽에서 엉덩이 아래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10~15cm 정도 넓게 뜯는 것이 좋아요.
- 다시 박기: 시접을 최대한 좁혀서 다시 박아요. 양쪽 옆선에서 각각 0.5cm씩만 늘려도 전체 허리가 2cm 늘어나요.
가장 좋은 점은 겉모양이 거의 그대로라는 거예요. 옆선 양쪽과 뒤 중심을 모두 활용하면 허리 둘레를 총 2~3cm까지 늘릴 수 있어요. 다만 시접을 늘린 부분에는 원래 봉제선 자국이 남을 수 있으니 다림질로 눌러서 정리해요.
방법 2, 후크와 단추 위치 옮기기
허리에 후크나 단추가 달린 치마라면 잠금 부분의 위치만 옮겨도 1~2cm는 여유가 생겨요. 지금 후크가 달린 자리에서 여며 두는 면을 바깥쪽으로 밀어서 다시 달면 되고, 안쪽 여밈 자락이 넉넉하다면 바깥으로 이동시킬 수 있어요.
단추는 위치를 옮기는 것보다 단추를 다는 위치에 실 고리를 만들어서 여유를 주는 방식이 간단해요. 단추 옆에 고무줄이나 실로 만든 고리를 달아서 단추를 걸면 단추와 단춧구멍 사이가 벌어지는 정도가 커져요. 시중에 판매하는 허리 늘림용 단추 연결 고리를 쓰는 방법도 있어요.
이 방법은 바느질을 못 해도 할 수 있는 정도라 가장 쉬워요. 다만 여밈 자락이 좁은 치마는 옮길 공간이 없고, 후크 위치가 바뀌면 지퍼 끝이 벌어져 보일 수 있으니 거울에서 착용 상태를 확인해요.
방법 3, 허리 안쪽에 고무줄 밴드 추가하기
허리가 3~5cm 부족하다면 뒤 허리 안쪽에 고무줄 밴드를 넣는 방법이 효과적이에요. 뒤 중심 솔기를 조금 뜯어서 폭 2~3cm 정도의 고무줄을 넣고 다시 박아 주면 뒷부분이 늘어나요. 앞모양은 그대로이고 뒤에서만 신축성이 생겨서 앉을 때 훨씬 편해요.
고무줄은 폭이 넓고 부드러운 소재를 고르는 것이 좋아요. 폭이 너무 좁으면 허리에 자국이 남을 수 있어요. 안쪽 허리 심지가 딱딱한 치마는 그 부분만 살짝 뜯어서 고무줄을 밀어 넣고 다시 봉합하면 돼요. 고무줄을 넣을 때는 늘어나는 정도를 미리 재고 잘라야 해요. 너무 팽팽하게 박으면 주름이 생기고 너무 느슨하면 신축 효과가 없어요.
이 방법은 겉으로 보이는 밴드 모양이 변하지 않아서 티가 덜 나지만, 재봉틀이나 손바느질이 필요해요. 바느질이 서툴다면 수선집에 뒤 허리 고무줄 삽입만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방법 4, 옆선이나 뒤 중심에 천 덧대기
시접이 전혀 없고 허리가 5cm 이상 모자란다면 옆선에 천을 덧대는 방법이 남아요. 옆선을 위에서 아래로 갈라서 그 사이에 삼각형이나 직사각형 천을 끼워 넣는 방식이에요. 같은 원단이 남아 있으면 가장 좋고, 없다면 안감이나 비슷한 색의 원단을 써요.
덧대는 천의 폭은 늘리고 싶은 길이의 절반으로 계산해요. 양쪽 옆에 넣는다면 각 2cm씩 넣어서 총 4cm를 늘리는 식이에요. 주름이 있는 치마나 플리츠 치마는 주름 사이에 삽입하면 티가 거의 나지 않아요.
이 방법은 겉모양이 눈에 띄는 만큼 원단 색과 질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해요. 어울리는 원단을 찾기 어렵다면 안쪽 허리 부분에만 신축 소재를 넣는 방식이 더 자연스러워요.
임시로 버티는 방법과 하지 말아야 할 것
당장 수선할 시간이 없다면 허리 단추에 고무줄이나 허리 늘림용 고리를 걸어서 임시로 입을 수 있어요. 단추를 잠글 때 고무줄을 단추에 걸고 다른 쪽을 단춧구멍에 끼우면 1~3cm 정도 여유가 생겨요. 하루 정도 입는 용도로는 충분해요.
반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어요. 세탁으로 원단을 늘리려고 물에 오래 담그거나 세게 잡아당기는 방법은 소재가 망가질 수 있어요. 특히 울이나 실크는 형태가 변형돼서 원래 모양으로 돌아오지 않아요. 면 소재라도 물세탁 후 억지로 늘리면 허리선이 울퉁불퉁해져요.
결국 수선 방법은 부족한 길이와 치마의 구조로 정해져요. 1~2cm는 후크 이동, 2~3cm는 시접 풀기, 3~5cm는 뒤 허리 고무줄 삽입, 5cm 이상은 옆선 천 덧대기로 정리하면 기억하기 쉬워요. 옷이 아까울수록 무리하게 손대기보다 어떤 방법이 맞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해요.
안감과 지퍼, 마무리 손질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
안감이 달린 치마는 겉감만 늘리면 안감이 당겨서 입을 때 불편해요. 허리를 늘린 만큼 안감의 허리 둘레도 같은 길이로 늘려야 해요. 안감은 겉감보다 잘 늘어나지 않는 소재가 많아서, 겉감을 손볼 때 안감의 솔기도 함께 풀어서 맞춰야 겉이 울지 않아요.
옆 지퍼가 있는 치마는 허리를 늘려도 지퍼가 닫히는 길이는 변하지 않아요. 지퍼 위쪽 끝에서 허리 밴드로 이어지는 부분을 확인하고, 밴드가 늘어난 만큼 지퍼 위 트임이 벌어지지 않는지 봐야 해요. 지퍼가 겹치는 자락이 부족하다면 여밈 자락을 덧대는 수선이 필요해요.
수선이 끝나면 다림질로 마무리해요. 시접을 가른 다음 뜨거운 다리미로 눌러 주면 솔기가 평평해져서 겉으로 도드라지지 않아요. 소재별 다림질 온도는 옷 안쪽의 세탁 라벨에 적혀 있으니 확인하고, 합성섬유는 천을 한 장 덮은 뒤 낮은 온도로 다려야 광택이 생기지 않아요.
수선집에 맡길 때는 「허리를 몇 cm 늘리고 싶다」를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 좋아요. 줄자로 잰 부족한 길이를 알려 주면 시접 활용이 가능한지, 고무줄 삽입이 필요한지 바로 판단해 줘요.